샐러드기념일


너가 좋아했던 살구빛 샐러드 그 날은 샐러드 기념일 우-나나나나
너가 좋아하던 멜로디언 소리 그 날은 멜로디 기념일 우- 라라라라라라

허밍어반스테레오의 샐러드 기념일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고등학교때 생각이 났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 일본어 독해시간이던가? 일본인 선생님이 처음 소개해줬던 타와라 마치의 샐러드 기념일이라는 시집을 오랜만에 읽었다. 물론 한국어 버전으로ㅋㅋ 한참 일본어 공부 열심히 할 때는 일본어 시집도 어느정도 해석이 가능했었는데.. 지금은 어림도 없겠지.

책을 우리말로 옮긴 신현정씨는 처음 책을 소개하면서 이런 말을 한다.

"실제로 나는 타와라 마치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사랑, 이별, 고독의 심리를 영화처럼 펼쳐놓은 이 시집을 수십 번 되뇌이며 그녀와 하나인 듯한 교감을 느꼈습니다. 그녀가 즐거우면 나도 즐겁고, 그녀가 울면 나도 울었습니다...."

옮긴이의 말처럼 시를 읽다보면, 사실 시라는 느낌보다는 그녀의 일기를 훔쳐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일기라는 것 조차 하루를 정리하며 차분하게 저녁쓴 것이 아니라, 마치 요즘의 twitter 처럼? 한 줄씩 생각날때마다 끄적인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 그녀의 이야기에 쉽게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인 것 같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시구(詩句)의 연속이다. 오랜만에 이런 시집, 손발이 살짝 오글오글하지만 따뜻하다.


「이 맛 좋은데」 네가 말한 7월 6일은
샐러드 기념일

「오늘은 목욕탕이 휴일이었어」
이런 나의 일상을 공유하고 싶었던 매일

나만을 생각하는 남자의 한심함을 알면서
너에게 그것을 꿈꾸고

「춥지」하고 말을 걸면
「춥네」 하고 대답해 줄 사람이 있는 따뜻함

「또 전화해」 하며 수화기를 놓는 너에게
지금 당장 전화하고 싶다



책은 결과적으로 실연(失戀)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지리하고 슬픈 느낌이 아니라 오히려 발랄하고 상큼하다. 요즘은 마음이 허해서인지 슬픈 이야기는 읽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다. 이런 상큼한게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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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난 | 2009/07/09 23:02 | 트랙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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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몽환의 숲에는 파랑새가.. at 2009/07/10 01:08

제목 : 그랬다.
네 등에 가만히 기댔을 때쌔근 쌔근 숨쉬는 소리를 좋아했다.네 손을 잡았을 때내 차가운 손이 따스해지는 순간이 좋았다.너의 머리카락 감촉.네 뺨의 온기와 향기.나를 안아줄 때 두꺼운 팔의 느낌.나는 전부 기억하고 있다.언젠가 우리가 헤어져서 남남이 되고두 번 다시 만나지 않게 된다고 해도함께 했던 순간들내 몸에 아로 새겨진 당신의 감각들나는 하나 하나 꺼내서그때의 우리를 만날 수 있다.미안해, 라고 말하고 싶었고똑같은 마음으로 미안해, 라는 사......more

Commented by 아이 at 2009/07/10 01:09
글 하나 엮고 갑니다 :)
Commented by 나난 at 2009/07/11 00:28
아이님! 반가워요 :)
Commented by 민근 at 2009/07/10 05:03
이거 살짝 기억날랑말랑한다.
Commented by 나난 at 2009/07/11 00:28
나도 기억이 가물가물~ 스즈키선생님이 알려주셨던 듯?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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