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아니면 된다'는 복불복식 발상?

일박이일을 보다보면 매 주 다양한 복불복 게임이 등장한다. 까나리등 거북한 음식을 먹는 것부터 잠자리 복불복, 아침식사 복불복, 심지어 섬에 혼자 떨궈버리는 복불복 등, 그 종류가 매회 다양해진다.
긴장감이 넘치는 복불복 게임에서 멤버들이 항상 외치는 말이 있다.

"나만 아니면 되!!"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나만 아니면 된다는 복불복식 발상은 우리 생활 곳곳에서 작용하는 것 같다.

오늘 사회심리학 수업시간에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에 대한 토론을 하던 중 비정규직과 정규직 관련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비정규직의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염려하고 있으면서도, 그러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될 시, 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어느정도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런 생각의 저변에는 이 정도의 교육을 받은 나는 어떻게든 정규직 노동자가 될 것이라는 전제와 함께, 그렇기 때문에 정규직으로서의 나의 이익이나 권리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으로 인해 침해받기를 전혀 원치 않는다는 사실이 존재한다. 비정규직의 문제는 안타깝지만 나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나만 아니면 된다는 사고. 일박이일 게임의 복불복식 발상과 다를 것이 없어보인다.

사실 나 같은 경우에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취업을 앞둔 시점에서,
대기업 대졸초임 30% 삭감!
이라는 말이 나왔을때 내 월급 30% 삭감하지 말고 차라리 30% 덜 뽑으란 말이야!! 라는 생각을 했었다. -_-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나만 아니면 된다는 복불복식 발상으로 인한 이기주의의 화살은 결국 우리에게 돌아오게 되는 것 같다.

일박이일의 복불복식 발상은 재밌기라도 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익숙해진 이러한 복불복식 사고 방식은 재미도 없을 뿐더러 가끔은 무섭다.

by 나난 | 2009/05/14 01:31 | Dear diary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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