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1월 14일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라.

아직 피어있습니까, 그 기억
이정하 글 / 이수동 그림
이수동 화백의 그림이 눈에 띄어서 서점의 수 많은 시집 중에서 눈에 들어온 이 책이 오랜만에 나의 감성지수를 살짝 높여준 것 같다. 이정하 시인의 시는 쉽고 일상적이어서 더 아름다운 것 같다. 큰 기교없이 다정다감한 나의 연인이 설레는 마음으로 써 내려간 연애편지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주는, 다소 수줍은 듯한 그의 글은 한강마저 얼어버렸다는 영하의 날씨에 내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또한 중간 중간 적절하게 삽입되어있는 이수동 화백의 그림들은 글에 더 쉽게 몰입할 수 있게 해주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정하 시인의 글과 이수동 화백의 그림의 조합이 참으로 잘 어울리지 않았나 싶다. 아무 느낌 없이 여기저기 삽화를 넣어버리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인 듯하지만, 이 책을 편집한 사람은 분명 시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이수동 화백의 그림을 찾아보고 고민하고 배치해보려 노력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소설이나 시집은 한 번 읽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해서 빌려읽거나 서점에서 앉아서 읽어보는 편인데, 이 책은 사 두고 가슴이 조금 시린 것 같을 때 읽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내 마음을 한 없이 따뜻하게 해주는 사람에게 문득 선물해 주고 싶어 들고 나가게 될 것 같은, 그런 책이다.
아래 글은 맛보기(?)용 (책 속에서 발췌)
사랑이 다른 일보다 더 어려운 것은 그것이 커지기 시작하면
자신조차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송두리째 던져주고 싶은 마음.
사랑에 빠진 사람은 혼자지내는데 익숙해야한다.
사랑이라고 불리는 그것.
두 사람의 것이라고 보이는 그것은
사실 홀로 따로따로 있어야만 비로소 충분히 전개되어
마침내는 완성될 수 있는 것이기에.
사랑이 오직 자기 감정 속에 들어있는 사람은
사랑이 자신을 연마하는 일이된다.
서로에게 부담스런 짐이 되지 않으며
그 공간과 거리에서 끊임없이 자유로울 수 있는것.
사랑에 빠질수록 혼자가 되라
두 사람이 겪으려 하지 말고 오로지 혼자 겪으라.
사랑에 빠지면 항상 둘이고 싶어진다. 그러다보면 온전히 나로서의 나 보다는 누군가와 함꼐인 나, 누군가의 나, 이런 식으로 그 누군가의 눈을 통한 나만을 바라보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사랑은 애절하고 아름다우며 마치 내가 멜로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것과 같은 황홀한 느낌을 주겠지만 언제까지 행복할 수는 없다. 내가 있고 니가 있다. 내가 있기에 너도 있고 사랑도 있다. 라는 마음으로 오롯이 나로서의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사랑이 정말 사랑일 것 같다...... 는 이런 (시인이 아닌) 나 같은 일반인의 생각을 이정하 시인은 저렇게 공감이 되는 아름다운 글로 표현한다. 시인의 능력은 바로 이런 것이다. 누구나 생각하고는 있지만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 속의 이야기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글로 아름답게 표현해 낸다. 어쨌든, 결론은 시인이 되고 싶다는 걸까?
한강마저 얼었다는 뉴스 때문이었을까, 오늘은 유독 바람이 찼던 것 같다.
# by | 2009/01/14 01:39 | 트랙백 | 덧글(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자신조차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말이 정말 공감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