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화점]연모(戀慕)가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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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의 파격적인 노출신으로 화제가 된 듯한 영화 쌍화점은 사실은 주진모의 영화였다. 언뜻 보면 조인성과 송지효가 영화의 투톱 주인공으로 보이지만 내 보기엔 주진모의 원톱영화다, 영화는 기대한 것보다 재밌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꼭 너무 지나치게 유혈이 낭자하는 전투신이 많다는 것과 (물론 꼭 필요한 부분도 있었지만 보는 내내 조금 많이 불편했다.ㅠ) 홍림과 왕비가 그렇게 목숨을 바쳐서 사랑하는 사이라고 하기에는 그 개연성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사랑이라기보다 한순간의 열정 혹은 열병을 사랑으로 착각한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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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결말에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홍림과 왕비사이를 질투하는(홍림이 왕비를 연모한다는 사실을 참을 수 없었던) 왕의 모습이 마치 미치광이의 모습처럼 그려진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왠지 모르게 그런 왕의 모습이 십분 공감되었던 것이다. (여기에는 주진모의 눈빛 연기가 크게 한 몫 했던 것 같다. 그의 이전 영화들에서는 절대 볼 수 없었던 조금은 여성스러운 듯, 사랑스럽게 홍림을 바라보고 연모하는 그의 연기는 일품이었다.) 오히려 왕의 '후자'라는 확연한 목적이 있는 철저히도 육체적이기만 했던 몇 번의 합궁으로 서로의 목숨을 바칠 수 있을 정도로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된 홍림과 왕비의 모습이 크게 공감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보는 내내 '홍림과 왕비가 대체 왜 저렇게까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조인성과 송지효의 연기가 미흡하다라기 보다는 둘의 사랑 자체가 공감을 이끌어내기에는 무리가 있는 설정이었다.) 주진모의 슬픈 눈빛에 너무도 마음이 아팠던 걸까. 2시간 동안 나도 마음이 아팠다. 가슴이 시렸다.
첫 번째 합궁이 있었던 다음 날, 홍림에게 합궁의 성사 여부에 대해 물었을 때, 홍림이 송구하다며 합궁에 실패했음을 알리자 자그맣게 안도의 미소를 지어보이는 왕의 모습에서 한 사람을 지극히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진실로 느껴졌다. 이는 홍림과 왕비의 사이에서는 느껴지지 않았던 진실이다.(적어도 내 느낌은 그랬다.)
홍림과 왕비의 정사장면을 목격한 뒤 그들을 처벌하는 장면에서, 한 순간의 욕정으로 왕비를 탐한 것은 용서할 수 있었으나 홍림이 왕비를 연모한다는 사실을 참을 수 없었던 왕의 마음이 너무도 안쓰러워서 또 한번 가슴을 후빈다.ㅠ
또 한 번의 피바람이 있은 뒤(이 놈의 유혈낭자...-_-) 마지막 왕과 홍림의 칼싸움 장면, 홍림에게 나를 연모한 적이 진정 단 한번도 없냐고 묻는 왕의 목소리와 표정에서 간절함이 느껴졌다. 홍림은 진정 왕을 단 한번도 연모한 적이 없었던 것이었을까? 아님 왕비가 죽었다는 상실감에 왕을 향한 복수심이 극대화 되어있던 시점이었기에 그렇게 대답했던 것일까.
홍림이 '없습니다.' 라고 대답하는 순간 왕의 마지막 간절했던 마음과 함께 내 마음도 무너졌다. 이 때 홍림의 표정이 좀 더 슬픈 표정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왕을 연모하였지만 복수심 때문에 그것을 꾹 참는 듯한.. 그런 표정이 보였더라면 왕이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했을텐데...(영화를 방금 보고와서 왕에게 지나친 감정이입 중....)
궁금하다. 홍림은 정말로 왕을 연모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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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를 다룬 영화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결말은 절대 해피엔딩이 아니다. 이처럼 비극적인 결말은 흔하지 않을 것 같다.
여기서 또 한가지 불만. 왜 항상 이성애가 동성애를 이기는 걸까.(이긴다는 표현은 조금 어울리지 않지만, 마땅한 단어가 생각이 안나네..) 어린 시절부터 왕만을 바라보며 왕과 교감을 나누던 홍림이는 왕비와의 합궁 두 번? 정도 만에 왕비를 미친듯이 사랑하게 된다는 설정이 아무래도 계속 불만이다. 이것이 당연한게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글쎄 생각해볼 문제다. 이성애가 정상이고 바람직하며 동성애는 뭔가 이상하고 이해받을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극히 '정상'적인 사회적인 시선이 각본에 많이 담겨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좀 오바스러운 것일까? (왕에게 지나치게 감정이입 되었으므로.....-_-)

아무튼.. 왜 홍림이는 왕을 연모한적이 없다고 대답한거니, 난 너무 마음이 아플 뿐이고.....

그리고 누가 쌍화점에서 조인성이 망가졌다고 했니.. 그는 여전히 너무 잘생겼다..... 어떻게 보면 왕비가 홍림을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것에는 개연성이 이렇게 생기는 것인가.... 홍림은 조인성이 아니었던가.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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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난 | 2009/01/04 04:29 | Cinematograph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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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히라케 at 2009/01/04 13:27
주진모의 원톱영화다에 한표 던지고 갑니다.
Commented by kiekie at 2009/01/04 13:49
'왕의 남자'에서는 나름 이성애를 동성애가 이겼던 것 같아요:-)
Commented by 제제 at 2009/01/04 14:51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좀 아쉬운 영화이긴 합니다. 주진모는 표현이 잘 되었지만 조인성과 송지효의 사랑은 자칫 육체적인 관계로만 보이기 쉬워보여요. 쌍화병 주는 장면이 좀 애틋하긴 합니다만 비율상.....
Commented by 미니벨 at 2009/01/04 20:44
주진모 원톱 영화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조인성이 애를 썼지만 주진모만 보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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